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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

독서-놀이로 시작하는 책읽기

우리나라는 책읽기를 세계 어느 나라보다도 강조하고 있다. 하지만 독서량과 독서율은 상당히 낮은 수준이다. 그 이유가 무엇일까?
그 원인은 어릴 때 재미로 흥미로 호기심으로 읽던 책이 학년이 올라가고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흥미도 사라지고 호기심도 사라지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중요한 이유 중에 하나가 책읽기가 점점 흥미나 재미가 아닌 숙제가 되어가기 때문이다.
“책 다 읽었어?”, “책 읽은 내용 얘기해 봐.”, “내일까지 책 다 읽어 놔.”
아이들에게서 책이 재미있고 호기심으로 가득 찬 것이라는 사실을 점점 잊게 만드는 말들이다. 과연 부모들은 어른들은 이 말을 듣지 않을 만큼 책을 읽고 있는가? 의문이 아닐 수 없다.
책읽기에 대한 재미있는 에피소드를 하나 소개한다.

아이가 내년이면 7살이 되는 한 어머니의 이야기이다. 어머니는 우리 아이도 내년이면 7살이 되니까 공부에 신경을 좀 써야겠다는 생각으로 예비 학부모들을 위한 강연을 들으러 갔다. 강연자는 아이들이 예닐곱 살일 때 가장 중요한 것은 책 읽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라고 얘기했다. 아이들에게 책 읽는 습관을 들이는 가장 좋은 방법은 부모가 스스로 책 읽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아이들과 함께 책을 읽을 것을 강조했다. 강연을 듣고 집으로 온 어머니는 큰 결심을 했다. 이제 아이와 함께 책을 읽을 것이라고 다짐을 하며 아이 앞에서 책 읽는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책꽂이에 있는 책 한권을 뽑아 들고 아이에게 보란 듯이 소파로 가 앉으며 책을 폈다. 자기 방에서 그런 엄마를 보고 쪼르르 달려온 아이가 엄마에게 웃으며 얘기했다.
“엄마 오늘은 뭐 시켜 먹을 거야?”

아이의 이 한마디에서 여러분은 무엇을 느꼈는가?

아이의 어머니는 아이가 7살이 될 때까지 책을 들고 읽는 모습을 보여준 것은 음식배달 홍보 책자였던 것이다. 물론 배달 앱이 활성화되기 전의 이야기지만 이 에피소드가 우리에게 주는 교훈이 무엇인지는 생각해 보지 않을 수 없다.

우리는 책읽기의 중요성을 늘 강조하지만 아이들에게 책 읽는 습관을 만들어 주기 위해서 무엇을 하였는지 생각해보고 반성해야할 것이다. 물론 아이들과 함께 책을 읽으면 책 내용을 이야기하고 의견을 나누며 독서가 생활화 되어있는 가정도 많다.
책을 많이 읽게 하려면 어려서부터 책과 가깝게 지내게 만들어야 한다.
우리 아이의 예를 들어보겠다. 평소 책 욕심이 많던 나는 다니던 출판사 대표님으로부터 당신의 자녀가 읽던 전래동화 전집을 필요하면 가지고 가라하셔서 좋아라 가져왔다. 당시 아이가 어려서 기어 다닐 때였다. 맞벌이로 아이를 돌볼 여유가 없었던 나는 아이를 시골 어머니께 보내 자라게 했다. 받은 전집을 책장도 없는 시골 방 한쪽 구석에 차곡차곡 쌓아두었다. 아이가 자라면 읽어 주기 위해.
그러나 그 책들은 아이가 글을 익히기 전에 너덜너덜해지고 말았다. 우리 아이는 그 책으로 쌓기 놀이를 하고, 자동차 놀이를 하고, 책 속의 그림을 보며 이리저리 뒹굴뒹굴 정말로 책이 장난감이 되어버린 것이었다. 그 때는 몰랐었다. 그것이 훗날 책을 좋아하는 계기가 되었다는 것을.
아이가 글을 익히고 책을 읽기 시작하면서 우리 아이의 침대 옆에는 책장을 짜 넣었다. 누워서 손만 뻗으면 책이 손에 잡히게 해 준 것이다. 아침에 아이 방에 가면 가관이었다. 온 침대가 책으로 가득 차 있고 정작 아이는 침대 한쪽 구석에 책이 없는 자리를 찾아 웅크리고 자고 있었다. 나는 절대 책 정리는 해 주지 않았다. 그 이유는 스스로 책을 책장에 정리해서 꽂아야 나중에 어느 책이 어디에 있는지 기억을 하고 필요한 책을 쉽게 찾을 수 있다는 생각에서였다.

엄마들이 아이들에게 책을 읽으라고 하면서 저지르는 가장 큰 실수 중에 하나가 바로 아이 방에 널브러져 있는 책들을 정리해서 책장에 꽂아 정리하는 일이다. 아이들의 집중력이 매우 짧다는 것은 많이 들어서 대부분 잘 알 것이다. 아이들은 책을 보다가도 다른 것에 관심이 생기면 그쪽으로 시선을 옮겨간다. 그러다 보면 자연스레 읽던 책은 펼쳐져서 방바닥에 배를 깔고 엎드리게 된다. 이런 책들은 엄마들은 정리와 청소라는 명목으로 가차없이 배를 깔고 엎드린 책들을 책꽂이에 세로 정렬을 하고 만다.
왜 이 행동이 아이들이 책을 읽지 않게 만드는 것인지 생각해보자. 배를 깔고 엎드린 책들은 언젠가 아이 손에 들려 다시 읽혀지게 된다. 하지만 책꽂이에 세로정렬된 책들은 아이가 정말 좋아하는 책이 아닌 이상 두 번 다시 아이의 손에 들려질 가능성은 없다. 왜냐하면 아이들은 표지만 보았던 내용을 다 보았던 눈에 익은 책표지는 내가 읽은 책이 되어버린다. 그래서 보다가 펼쳐놓은 책이 누군가의 손에 의해 책꽂이로 가게 되면 그 책은 두 번 다시 아이의 손에 들려지지 않을 가능성이 높은 것이다.

독서의 중요성은 늘 강조하면서 스스로 아이들에게서 책과 거리가 멀어지게 하고 있지 않는지 반성해 볼 일이다.

독서백편의자현 讀書百篇義自見
이 말은 책을 백번 읽으면 그 뜻이 스스로 나타난다는 의미의 한자어이다. 스스로 책을 읽어서 그 뜻을 깨우치지 못하면 백번을 읽으라는 뜻이다. 물론 꼭 백번을 읽지 않아도 뜻을 알 수는 있다. 이 한자어가 주는 의미를 잘 생각해보았으면 한다. 아이들이 책을 읽어서 바로 이해하지 못한다고 설명해주고 알려줄 것이 아니라 책을 한 번 더 읽어보게 하고 그 내용을 함께 이야기하고 토론해보라는 의미일 것이다. 그렇게 하려면 아이가 읽는 책은 반드시 같이 읽는 것이 좋다. 특히 초등학생 때까지는 아이 입장에서는 함께 책을 읽고 이야기 할 수 있다는 것에서 점점 책읽기가 재미있어지고 좋아지게 될 것이다. 그리고 엄마아빠와 같은 주제로 이야기 할 수 있다는 것에 희열을 느낄 것이다.

우리가 잘 아는 세계적인 리더들이 책을 많이 읽는다는 것은 매스컴을 통해서 익히 알고 있을 것이다.

내 아이를 셰계적인 리더로 만들고 싶다면 이 글을 다시한번 곱씹어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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